나의 시 (59) 썸네일형 리스트형 결혼 서약서 기쁠 때나슬플 때나 한결같지 못했네 부자인 적도,가난한 적도 없지만 같은 거리로같은 색깔로 고르지 못하게 살아왔네 건강할 때나 아플 때에도 같은 사랑을 못 하였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지도,밤하늘의 별도 보여주지 못 하였네 꽃이 꽃을 보았던 눈빛 그 걸음새로 한결같게 걸어오지 못 하였네 곡명 -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피가로의 결혼 중),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곡 노래 - 루치아 포프 (슬로바키아 소프라노 성악가) 보듬어 준다는 것 그림 우창헌 봄이 오는 공원 의자에 키 작은 할마씨 한 분이 반려견을 보듬고 있다 포대기를 두르고 아기를 안 듯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있다 보듬어 준다는 것은 잠시 멈추어 선 풍경처럼 서로의 무게를 포개고 감싸 안는 것 눈을 포개고 어깨를 포개고 가늘고 긴 숨결을 내 안으로 들여놓는 것 가슴은 내가 열어 젓혔는데 기둥은 그대라는 것 상처 없는 가슴은 없으며 딱지를 닦아 줄 사람도 그대뿐이라는 것 보듬어 준다는 것은 가장 값이 싸고 가장 비싸다는 것 나스르르한 봄볕이 도는 공원 의자에 키 작은 할마씨가 눈이 침침한 반려견을 식구처럼 보듬고 있다 제목 L'Amor (사랑) 노래 아리안나 사발(보컬 , 하프) 티켓 까르르 퍼붓는 입맞춤 껍질을 뚫고 나오는 하얀 손 길가 노란 웃음 한 덩이 산속 보랏빛 한 점 무덤가 고개 숙인 할머니 냇가 치런치런한 그네 하얀 등을 켠 채 떨구는 눈물 아파트 담장에 뿌려진 붉은 물감 흩날리는 연분홍 꽃비 신이 보낸 티켓 한 장 곡 비발디 봄 합창 선명회 어떤 신호 Akira kasaka 그림 당신과 나 사이에 강이 흐릅니다 세상도 흘러갑니다 거리의 차들이 흘러가고 사람들이 흘러갑니다 나도 물살에 실려갑니다 강 건너 오래된 친구가 손나팔로 무어라 외칩니다 건강해야 해’ 그런 말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등대 불빛처럼 까독까독 신호를 보내옵니다 꿈속처럼 켜졌다 꺼지곤 합니다 강물에는 계절도 흘러갑니다 빗소리가 밤내 유리창을 두들기면 몸안에서 가는 신호가 생깁니다 새벽에 창밖으로 쌓인 눈을 보면 들리는 듯 안 들리는 듯 신호가 옵니다 여름과 겨울은 서로 멀어서 만날 수가 없습니다 흘러오는 동안 그대는 아슴아슴 멀고 내 몸은 여리고 여려져서 이제 아무도 만날 수가 없습니다 이름을 불러 볼 사이도 없이 가버린 얼굴들처럼 만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행복론 따뜻한 것 등도 따뜻하고 눈빛도 따뜻한 것 우체부 아저씨가 가져다주는 편지 같은 것 왔다가 가는 머무르지 않는 것 고마운 누군가 와서 남기고 간 것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건 그 자체로 그릇이 된다는 것 그릇은 기쁨이 되어 스스로 채워진다는 것 다행하게도 그런 기쁨의 질량은 가난한 사람에게나 부자에게나 똑같다는 것 곡명 라리아네의 축제 연주 페페로메로 작곡 루이지 모찌니 라리아네의 축제에 관하여 스무 살 즈음 이 곡을 처음 만났다 축제는 축제 같은 곡인데 뭔가 애절함이 스며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떠듬 떠듬 잊을만하면 이 곡을 듣다가 일흔에 가까운 2020년도에 저 곳에서 완주를 했다 (변주곡이라서 10개 정도의 코드를 숙달하면 저 곡을 연주할 수 있다) 마지막 트레몰로 주법은 고르지 못했지만... 라리아네는.. 가족 사진 인터넷에서 도랑물이 철철 흐르는 산골학교 나는 담임이고 저는 일학년인데 아무리 손을 들어도 이름을 잘 불러주지 않아서 큰애는 매번 풀이 죽었고 안개 핀 새벽 산길 손잡고 가다가 저 들꽃 누가 키울까 말을 던지면 하나님요 작은애는 그렇게 걸어서 갔네 사진 밖으로 걸어나간 멜빵청바지는 추석 설날이면 사진 속 저보다 더 큰 오리새끼들을 데불고 왔고 꽃이 피고 지는 사이 짝지는 단발을 굽혀 파마를 했네 자글자글한 파마를 했네 나는 여전히 웃고 빛이 바래서 스산히 웃고 명절이 오면 여섯 살 멜빵청바지를 오리 아빠에게 덧입혀서 바라다 보면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물방울들이 있네 곡명 I Will Return 노래 클라우디오 나틸리 내가 한 가지 못하는 말 그림 샤갈 지천으로 깔린 그래서 누구나 주워 담을 수 있는 일단 주워 담으면 생명을 다해 가꾸어야 하는 환한 가슴으로 물들이고 눈물 지리게 하는 나를 온통 흔들어대는 그런 말도 못 해 보고 죽는다는 것은 얼마나 아까운 삶의 낭비인가 한 번뿐인 세상에서 곡 - 나의 사랑 나의 기쁨 뚜아에무아 반성문 석양에 파종하는 사람 - 빈센트 반 고흐 작 금빛 노을이 져 내린다 떨어지는 해를 붙잡진 않겠다 닭들이 애써 낳은 달걀을 생각 없이 먹었다 벌들이 필사적으로 모은 꿀 한 숟갈을 무심하게 입에 넣었다 꽃 한 포기 심지 않았으면서도 생울타리 줄장미가 예쁘다고 말했다 가을 속에 서 있었는데도 너무 많은 가을이 지나가 버렸다 해가 뜨는지는 알았지만 얼마나 고마운지는 잊어버렸다 콩을 줍는 아낙처럼 하루를 보냈다 어두워오는 줄도 모르고 매지 않을 작정이라면 넥타이를 버려야겠다 읽지 않는 책도 버려야겠다 잊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도 지워야겠다 나에게만 박힌 돌이라며 아픔을 짖찧지 않겠다 가난한 풍성함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살펴보겠다 사랑해요 그런 말은 못해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지은 죄 덜어가며 살아가겠다 곡목 - 석양.. 이전 1 2 3 4 5 6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