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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봄이 지나간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쓴 할머니 서너 분이 회관 앞에서 풀을 맨다
먼지가 부옇게 내려앉은 고향슈퍼 출입문 곁으로 오소소 올라 온 쪽파가  새파랗다
마을버스가 오더니 내릴 손님이 없는지 그냥 다른 산마을로 사라진다
햇살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마을 앞 무논에 트랙터 한 대가 왔다 갔다 물써레를 한다
초등학교 운동장은 날마다 조용하다
골목마다 풀어진 바람들이 지나가고 
이 혼곤한 봄의 적막이 어찌나 흥성스러운지 꽃들이 외따롭다
지리산을 봄이 지나간다
막무가내 피어선 저 혼자 간다


곡  -  Donde Estara Mi Primavera(내 사랑의 봄은 어디에 있을까)     노래-  마르코 안토니오 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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