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지 못할망정
연푸른 배경으로 시가 되겠네
숲속으로 난 길
또는 달 아래 서서
세사쯤은 비워두겠네
잔바람이 나를 흔들거나
날카로운 아픔이 배이면
나무 속으로 들어가
상형문자 같은 언어로
나를 벼려서
슬픔이 슬픔을 버릴때까지
놓아 두겠네
눈이 내리면
비로소 바람은 막힘없이 지나가고
검버섯 같은 날들은 오래된 문양으로 남아
눈보다 더 하얀 껍질로
시를 쓰지 못할망정
자작자작
시로 타겠네
쇼팽 녹턴 21번 (Chopin- Nocturne No. 21 in C minor, Op. pos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