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수술실로 가는 침대가 왔다
침상은 곧바로 긴 복도를 따라 수술실로 향했다
천장이 흑백 영화처럼 지나갔다
낮달처럼 어머니가 잠시 지나가셨다
어머니가 손사레를 치며 까무룩 지나가신 후 수술대 위에 누운 마른 삭신을 본다
약물이 퍼지는 순간 영혼은 덩그마니 남아 있을 육신을 볼 것이다
살에 칼이 들고 피가 낭자해지면 몸 안은 발칵 뒤집어지겠지
오장과 육부는 신음을 삼키며 살이 베이는 아픔을 견뎌낼 것이고
세포와 세포는 신호를 주고받으며 신속하게 생사를 타전할 것이다
육십을 넘어 온 육신은 징 징 징 징 울음을 삼키면서 수난을 결심하리라
수술복 안으로 몸뚱이를 만져보니 애처롭다
수술실 앞 식구들 눈길만큼이나 따뜻하고 애처롭다
Phil Coulter - Nearer My God To T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