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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억새꽃

 

 

 

풀기가 팽팽했던 봄을 돌아보지 말 것

 

황홀했던 여름을 후회하지 말 것

 

꽃으로 가을에 서 있을 것

 

서서 바람이 밀면 밀리는 대로 느긋하게 기울어질 것

 

기울어진 채 눈을 감고

 

무채색의 세련됨을, 향이 없는 향을 생각할 것

 

석양빛에 투명하게 흔들리는

 

저리 가벼운 영혼으로 머물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


                  유희열의 익숙한 그 집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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