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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그림
버스가 와서 사람들이 내리고 오늘이 와서 내일로 가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왔음에도 누군가 올 것 같은 날들이 있다 유난히 냉랭하면서도 탱탱한 공기가 싸여오면 굳이 감추지 않더라도 그런 기다림이 있다는 것을 서로가 안다 가을은 이미 이전 여름을 거슬러 갔고 시베리아 벌판 속을 폭주하는 열차처럼 눈은 속속 내렸다 고개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는 외로움을 이고 서 있고 지나간 신산이 무거운 나는 묵뫼처럼 앉자 있다 겨울 한밤을 베고 누우면 눈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눈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되돌아 갈 줄만 알았던 길이었다 새로 시작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 시작할 것 같았다 숨죽일 만큼 하얀 저 숨표 같은 폭설이 아무리 길을 덮을지라도 시간은 잠시 간이역처럼 정차를 하고 이미 어둠 속으로 흘러갈 것이다
곡 드라마 눈사람 OST 중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