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시

엘리자를 위하여

그림 천경자


나는 엘리자를 위하고

엘리자는 나를 위하여

우리는 이별을 했다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봄은 봄이 아니었다

 

다시 오지는 않을까

여름을 기다렸지만

그녀는 이미 가을 끝으로

가버렸다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촘촘한 시간의 울렁거림을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생을 지나는 저 무망한 행복을

 

불멸로 파동하는

여인을

악성은 그렇게 두드렸을 것이다


         연주 정명훈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0) 2024.04.27
벗꽃 지는 날  (0) 2024.04.27
채송화와 그림자  (0) 2024.04.27
폭설  (0) 2024.04.27
만리장성  (0)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