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린트리 2023. 9. 16. 05:14

호안미로 작

 


고구마순 한 줄기가

연한 생살로 착근을 위한 본능을 한다
흙을 그러쥐고 사투를 벌인다
태양이 봄 밭을 사르고 나면
타들어간 잎사귀는 종내 꼬들꼬들 누워버린다

 

까무러치기를 몇 번,
봄비가 내리고 솜털만한 뿌리가 착근에 성공했을 때

비로소 마른 잎사귀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고랑을 타고 이랑을 넘어

잎사귀들은 어깨를 곁고 행진을 한다 



    곡명 - Alte Kameraden(오랜 동지들)  작곡 : 카를 알베르트 헤르만 타이케(Carl Albert Hermann Teike)